나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만년필 경험이지만, 4년여 동안 A4지 3000장 정도 필사하면서, 하나 둘 씩 식구가 늘어 이제는 이정도면 좋은 만년필이구나 아니구나 판단할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. 같은 제조사 같은 제품이라도 닙 굵기에 따라서 필감이 천차 만별인 경우도 있고, 필각이 서있는 펜도 있고, 다소 눕혀져 있는 제품도 있고, 모든 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펜도 있고, 잉크가 도톰하게 서는 펜도 있고, 잉크가 퍼져서 뭍어나는 펜도 있고, 정말 만년필을 다 안다 라곤 할 수 없지만, 이 오스터 만년필의 닙은 흔히 말하는 버터필감 축에 속한다고 느껴집니다. Benu 보다는 덜 미끄러지지만, 긁히면서 저항이 느껴지는 사각 거림이 아니라 죽죽 나가면서도 은은한 사각거림이 참 매력있는 것 같습니다.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버터 필감의 워터맨 익셉션 F 촉의 느낌과 유사하면서도 사각거리는 소리가 더 잘 들리는 것 같습니다. 같은 M촉이 아니라서 1:1비교는 어렵겠지만, 종이에 걸리는 거슬림이 없으면서도 사각거리는 소리가 이렇게 잘 들리는 버터필감 닙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이 펜이 참 반갑습니다. 잉크 뭍어나는 형태는 제가 갖고 있는 펜 중에서는 Retro51이 가장 유사하네요. 닙은 소형닙이고, 펜 바디나 닙 크기나, 필감이나 종합해보면 워터맨 익셉션과 가장 유사한 것 같습니다.(사실 닙크기는 몽블랑 P145와 더 유사하지만, 전체적으로는 워터맨 익셉션이 연상되는 필감입니다.) 사진은 제 손에 잘 맞는 굵은 펜들 위주로 비교 사진 찍었습니다. 상대적으로 얇지만 성인 남성이 쓰기에 전혀 불편함은 없는 길이와 굵기 입니다. 그리고 트위스트 캡은 정말 편합니다. 닫히는 느낌도 정말 좋구요, 제 비스콘티 만년필 트위스트 캡 닫는 느낌보다 훨씬 좋네요.(비스콘티 트위스트 캡은 닫은 상태에서도 누르면 들어갔다 나왔다 해서 거슬림) 그리고 또 하나 좋은건, 나무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굉장히 가볍다는 겁니다. 꽤나 무거운 펜들이 많은데, 이 펜은 크기에 비해 아주 가벼운데다, 쓰는데 저항이 적어서 손목 부담이 거의 없네요, 장시간 오래 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펜입니다. 앞으로 더 번창하셔서, 라인업이 더 추가되길 진심으로 바래 봅니다.(특히 대형기)